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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25년 3월 문화의날 리움미술관을 다녀왔습니다.
현재 리움미술관에서는 피에르 위그 개인전을 하고 있는데요.
전시 제목은 리미널 Liminal 이라고 합니다.
리미널은 상상하지 못한 어떤 것이 출현할 수 있는 과도기적인 상태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시각, 청각 등의 오감을 통해 상태를 파악하는데요.
리미널은 아마도 오감을 벗어난, 즉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에 잡히지 않는 어떤 영역에서
이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상태를 의미하는지 모르겠네요.
이번 피에르 위그 전시는 2월 27일 부터 7월 6일까지로 잡혀있습니다.
가장 전시하기 좋은 계절에 배치한 것으로 보아, 리움미술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시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전시 시간은 오전 10시 부터 오후 6시 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이라고 합니다.
특징은 도슨트가 없습니다. 주차는 협소하니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좋겠네요.
전시는 2개 층에서 진행되며, 티켓 큐알체크를 한 후 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전시장이 나오는데요.
매우 어두워서 처음에는 눈이 어둠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특징적인 작품 몇가지를 소개해봅니다.
아래 전시 작품은 리미널 Liminal 이라는 전시 제목과 같은데요.
보통 영상은 런닝타임이 정해져있는데, 이 영상은 길이가 없습니다.
인공지능 AI에 의해 관람객과 주변의 정보를 인식에서 영상의 인물이 시시각각 동작에 변화를 주는
그런 마치 살아있는 생물과 같은 작품입니다.
이런 기존의 영상, 회화, 미디어와 다르게 "반응"하고 시작과 끝이 없는 컨셉은
최근 기술의 발달로 인간(예술가)의 상상력을 더욱 넓게 구현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아래는 주드람4 라는 작품입니다.
수족관 안에 인간이 만든 가면(브랑쿠시 1910년 작품 - 잠든 뮤즈)의 복제품이 있으며,
그 가면안에서 공생하는 소라게가 있습니다.
소라게와 뮤즈의 가면은 인간의 존재와 인간의 형상 사이의 새로운 교합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가면은 인간이 감각 또는 인지하는 것이라면, 소라에게 이 가면은 생활터전인 그저 자연일 뿐이겠죠.
이번 전시의 주제와 작가의 철각의 컵셉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에 대한 고찰"이라고 하는데,
그런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품에 깊이가 있어서 사색해보면, 현 시대와 인간종, 자연에 대해 차분히 묵상하게 되는
그런 느낌의 전시입니다.
기존 미디어 매체와 같이 런닝타임이 있는 "휴먼마스크"라는 동영상 작품입니다.
버려진 식당에서 원숭이가 어린 소녀의 가면을 쓰고, 행동하는 것을 바라보는 작품인데요.
가면을 쓴 행위체가 무표정으로 때론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지켜보면,
비인간적인 인공생명체가 인간처럼 움직이는 기묘한 느낌을 받게됩니다.
나아가 그렇다면 인간적인 것(행위)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가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던 행위를 비인간적인 생물(또는 로봇)이 하고 있는 것을 인간이 바라보는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죠.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죠. 인간이 인간을 형이상학적으로 그동안 인식하고 있던 부분을 꼬집으며, 사색하게 만듭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 보면, 또 몇 작품들이 있습니다.
"주기적 딜레마"라는 작품입니다. 수족관에는 테트라 물고기가 2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수백만년 전에 어두운 동굴에서 살면서 시력을 읽은 테트라 물고기이며, 또 다른 하나는 시력이 있는 테트라 물고기 입니다.
수조는 랜덤하게 빛이 차단되어 어두워지고 다시 밝아지기를 반복합니다.
원래 장님인 물고기는 빛이 있으나 없으나, 시각적 자극이 없기에 익숙한 생체리듬에 따라 살아가지만,
눈이 있는 물고기는 시력이 있기에 빛과 어둠에 활동성이 달라지게 되겠죠.
작가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전시물은 창작이 아니라 창조라고 합니다.
이 전시공간에서도 진화하고 열려있고 변화되는 현장이라는 것을 말하는 듯 합니다.
끝쪽에 넓은 공간에 "카타마"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리움 답게 삼성모니터를 연결 설치하여 화질이 아주 좋습니다.
이 작품은 아타카마 사막에서 발굴된 인간 해골에 대해서 기계들이 어떤 행위를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피에르 위그는 말합니다.
"나는 이야기의 형태가 선형성을 벗어날때 흥미를 느낀다. 역사를 넘어선 서사 밖의 허구에 관한 것이다. 시뮬레이션은 혼돈을 지날 수 있게 해주는 여러 가능성의 투영이다."
이 작품은 런닝타임이 없으며, 실사간으로 정보를 받고 AI가 편집하여 모니터에 송출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기존 미디어 작품의 표현 방식의 영역을 개척한 느낌입니다.
내용 또한 기존 인본주의 사조의 철학의 영역을 벗어나, 인간의 해골을 비인간적인 사물이 그들의 방식대로 관찰하는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현대 미술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얼핏 볼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주고 있는 작가라고 주목하는 이유 같습니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총 12개라고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 소개하지 않은 작품들도 있으니, 방문하셔서 체크해보세요.
기존 회화나 미디어 작품들과 다르게 주변 상황과 인터랙션이 있고, AI를 활용하여 시각 청각 정보를
실시간으로 표현하는 도구들이 신박했습니다. 작가의 앞으로의 작업 방향도 기대됩니다.
전시는 직접 보는 것에 영감이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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